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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6 프리슈티나[Prishtina] Fake Peace 1

프리슈티나[Prishtina] Fake Peace

코소보의 수도 프리슈티나. 이유없이 조용한 도시다. 그리고 씁쓸한 장소다.
TV를 틀면 매일 같이 집회가 있다고 해서 나가보면 금새 끝나버리고,
다른 지역에서의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안의 무력충돌 장면은 여과없이 TV로 보여주면서
이 큰 도시에서는 볼 수가 없다. 머무른 시간이 짧아서일까. 일주일이란 시간은 짧을 수도 있다.
하지만 TV는 그렇게도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간다 비춰주고, 도시는 휑하다.

UNMIK 뒷담장.
아마도 U.N mission in Kosovo 였던듯. 동네 버스만큼이나 많은 숫자의 유엔차량이 도시를 활보한다.




수퍼마켓을 일층에 둔 세속화된(?) 모스크와 이리저리 걸친 전깃줄이
한국의 그 많은 상가 교회들을 연상시킨다.



도시를 돌아다니면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러브 유에스에이 포스터. 정말 사랑하나.















2.3유로의 식사시간. 오랜만에 큰돈들여 먹다. 이렇게 비싼걸 현지인들은 어떻게 먹는걸까.
어딜봐도 공장이나 회사건물은 보이지않는데.그렇다고 농사 짓는 땅도 눈에 띄지 않고...
말도 안되는 물가.
그럼에도... 프리슈티나는 정말 심심해서 먹을거라도 챙겨먹어야한다.







공원에서 꼬마들 삥뜯는 일진들을 발견했다. 이건 뭐. 딱 우리의 전철을 밟는건가.







약간 다른 분위기이긴 하지만 동양적인 기왓장이 반갑다







코소보 박물관. 정말 개뿔 아무것도 없다. 수백년된 조각과 사료뿐. 근대와 현대를 설명해줄 수 있는 어떤 것도 찾지 못했다.
그렇지. 세르비아 사람들이 다 가져갔겠지...







응? 총은 가져오지 말라고? 총기 휴대하는 사람이 많은건가?



간혹 이렇게 큰 트럭들이 있는 걸로 봐서 중공업단지가 있는듯하기도 하고. 사진찍어달라며 포즈를 잡는 아저씨.















1999년 코소보 내전 당시 죽은 이들의 영정이 코소보 종합청사 벽에 여전히 붙어있다. 조용히 묵념하고 지나가기엔 너무나 많은 숫자.











광장에서 스트릿 바스켓볼 리그를 벌이고 있다. 아무나 다 덩크를 꽂아넣더라는.







뒷편에는 스태이디움이 있고 1층에는 쇼핑센터 2층에도 뭔 센터. 우리나라로 치면 코엑스 같은곳.
뉴 본 이란 말은 좋은데 말이지.







시내를 약간 벗어난 주거지역. 녹지도 많고, 깨끗하다? 아.계속 뭔가 이상하다.



머물렀던 게스트 하우스. 위치를 몰라 물었더니 '프로페서 집'이라고 하면 택시기사가 태워준다고 했다.
물론 영어로 대화했기때문에 정확하지 않고, 택시가 타기 싫어 두시간 여를 걸어 해매다 발견했다. 너무 더운 날이어서 첫날은 씻고 잤다.






세르비아에서 사온 까르보나라. 라면이 먹고 싶어서 이걸로 때우기도. 근데 은근히 맛나다.



가끔은 소스대신 고추장으로 비벼먹어도 별미.



쌀은 어디에든 파니 밥도 해먹고. 아..프리슈티나 얼마나 할 게 없었으면 밥을 이렇게 해먹었을까.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 자기네 집이 가장 저렴한 숙소라고 자랑하고 있다.
사실이긴 하다 -_-;;



도시 초입의 아파트촌.



빌 클린턴이 뭐 어쩌라고. 프리슈티나의 명물 '빌 클린턴 도로' 근처.



"Dude, it is done!" 라는 뜻이란다. 코소보 내전이후 독립을 바라는 이들의 슬로건. 발음 좀 알아올 걸 그랬다.
위의 얼굴은 전쟁 당시의 전설적인 장군(Adem Jashari)이라고.
저 모양을 한 티셔츠를 길거리에서 판매했는데, 품질이 도무지 사고싶지 않은 수준.


아직 여권에 흔적이 남지 않는 나라 코소보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는 듯 보인 중국인 1명을 제외하곤 동양인 구경조차 못했다. 그땐 왜그런지도 몰랐고, 쪽팔려야하는지도 몰랐다.

사실, 코소보를 떠나며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들었던 안타깝고 먹먹한 마음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재미없는 생각들을 정리해보자면,
아직까진 발칸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와
카스피해의 자원을 결코양보하지 않으려는 깡패국가 미국,
 그리고 돈으로 평화를 사고파는 EU들의 놀이터가 여기.

사실 클린턴의 '인도주의'나 부시의 '침략'이나 당하는 이들 입장에선 다를 바 없다.
푸틴은 코소보의 마피아와 마약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 누가 있을까.

미국은 왜 유독 코소보의 독립만을 지지할까. 팔레스타인은? 쿠르드족은? 티벳은?
쪽팔리게도 내 모국은 미국눈치를 보고 이들의 독립을 인정했다.
그들 덕분에 난 안전을 보장받은 여행자였는지도 모르겠다.
좋다. 2008년 2월 17일(코소보 독립선언)은 특별한 날이라고 해두자. 

그럼 이제 묻자. 내 나라는,
 돈과 이권을 넘어 소수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나.
앞으로는 그런 맥락에서 신선한 결단을 내린건가. 코소보의 경우도 그런건가.

독립1주년이 지난 얼마 전. KFOR와 EUMIK가 점차적으로 철수할 계획을 밝혔다.
얼핏 지나가며. 이제부터라도 평화와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 펼쳐질 이땅에
내기 좋아하는 부자들의 체스놀음 따위 일어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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