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7.28 아테네[Athens] Democratic Heritage
  2. 2009.07.24 아테네[Athens] Under Construction 1
  3. 2009.07.22 미코노스[Mykonos] White island 1
  4. 2009.07.21 델로스[Delos] Gods' Hometown 1
  5. 2009.07.20 메테오라[Meteora] Near to Sky 1

아테네[Athens] Democratic Heritage

아테네 공항 주변에는
'여기서부터가 유럽'이라고 느낄만한 멋진 산이 있다.
중동의 바위산과는 전혀 다른 느낌. 버스 창으로 내다보며
서둘러 공항을 떠난 것을 후회했다. 
사실 낯선 나라 첫 공항에서 여유를 찾기는 쉽지 않겠다.


이때쯤부터 바게뜨와 깨빵(?)이 주식이 되었다.

공항에서 잠시 짐을 잃어버렸다. 난 당황하면 영어가 더 잘나온다. 
뭔가 억울한 일을 당한 소비자의 입장이 되자 더 그랬는지도. 




둘째날 호스텔에서 만난 마쓰시와 호주에서 온 제리(기억이 가물가물?)
둘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서 밤새도록 스카이다이빙 스노우보드 레이싱 이런 얘기만 했다.
술집이 문을 닫자 길바닥에 앉아서까지 고전 일본레이싱카에 열폭해서 그냥 혼자 들어갔다.









아크로 폴리스에서 내려다본 아테네 시. 빨간 지붕은 아무래도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근처.
저 멀리 평범한 건물들은 다운타운. 









반갑다. 오랜만에 수세식 화장실을 만났다. 그런데 엉덩이를 어디에 깔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거의 대부분의 큰 도로에 트램이 다닌다. 하여 하늘은 전깃줄로 어지럽다.









웃긴 신발을 신고 있는 근위병. 교대식도 한다.
이를 구경하는 관광객을 노리는 사기꾼들이 광장에 즐비하니 조심.









맞다. 그리스 정교회 유명하다. 러시아 세르비아 그리스. 악기 같은게 안보이는 게 신기하다.









정녕 아테네는 고대유적부터 교회까지 깡그리 공사중인가.




시장 풍경.









티셔츠 문구.









길거리 어디를 돌아다녀도 이렇게 아크로 폴리스가 올려다 보인다.









동유럽이 다그렇지만 유독 그리스에는 낙서나 그림이 많다. 이것도 그래피티에 포함되는건가.
이따금씩은 메시지가 담긴 작품도 보았지만 대부분은 이해불가능.
예술적 소양을 길러둬야겠다.









리카비토스(Lykavittos) 언덕. 가이드북에는 산이라고 나오고, 지도에는 언덕이라고 적혀있다.
해질녁이 되어 공기가 시원해지면 한번 올라가봐도 좋을 장소. 오래된 교회도 있고, 아테네가 한눈에 다 내다 보인다. 














우측 위에 아크로 폴리스가 보인다.














동네 골목길에 트랙이 그려져 있다.
그리스를 개뿔도 모르는 나는 자연스레 올림픽과 마라톤이 떠오른다.









관광도시다 보니 잘 꾸며놓은 레스토랑과 커피샵이 많다.









시내에 있는 조그만 공원. 아테네는 수도답게 높은 건물도 많고, 차도 많다.
도시의 스트레스를 벗어나는데는 공원만한 곳이 없지.














무슨 공연을 봤는데.




피레우스 지하철 역.









아테네는 지하철이 잘 정돈되어 있다. 그리고 꽤 깨끗하다. 단점을 꼽자면 아래사진처럼 개찰구가 허술해서
무임승차의 유혹을 이겨내기가 어렵다는 점. 주요 역이 아니면 지켜보는 이도 없더라.




거리의 악사들. 추리해보이는 악기와 의상으로 연주수준을 재단해서는 안된다.









아테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습. 공산주의자들의 행렬. 이날 티비에도 보여줬던 집회의 일부.
한국에서는 죽었다깨나도 볼수없는 자유에 깜짝놀라고,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에 약간은 실망하고,
시민이 아닌 시위자들을 보호해주는 경찰에는 감동했다.
결국 이날은 하루종일 이들을 따라다녔다. 빈민과 노인을 돌아보라는 이들의 구호를 함께 외치며 가슴이 뜨거워진 나는 빨갱이인가.
국가의 전통이라는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화라는 걸 깨달았다. 

시민들의 '지긋지긋한 꼬뮤니스트들'이라는 반응은 좀 별로였다.














TV를 보는 행위가 한국에서는 대화의 단절과 저렴하고 수준낮은 취미생활로 치부될지 모르지만
여행지에서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어떤 흐름이 지금 이곳을 지나고 있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언어의 장벽같은건 텔레비전이 다 무너뜨린다. 신문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




어느날 오전. 티비를 틀었더니, 각종 채널에서 신기한 형태의 토론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한가지 정치적 사안이나, 그와 관련된 뉴스기사를 읽어주면 그 자리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름 밑에 자막이 있던 걸로 미루어 정당의 일원이거나, 경제인, 사회활동가)이
 싸운다. 말그대로 싸운다. 때로는 소리도 질러가며 얼굴도 지푸리며 토론을 벌인다.
이게 거북하지 않고 멋지게 보였다면 오버한건가.

그리스에 있는 동안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을 수도 없이 보게 되었다.
우리는 이런 날이 올까.




올림피아코스의 홈구장. 챔스 본선에도 자주나가고, 멜베리, 더비셔, 그전에는 히바우두도 뛰었던 그리스의 명문.




아테네와 인접해 있는 피레우스. 피레우스는 항구도시다. 지중해의 여러 섬과 타국가로 가는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저 파란 배를 타고 미코노스로.




그리스는 유럽의 시작이다. 지리상으론 동유럽에 속한다고 볼수도 있지만, 물가는 그렇지 않다.
아래보이는 깨빵이 그리스 체류내내 주식이었다.
1유로 정도면 참치캔2개 사이즈의 샐러드 드레싱을 살수 있는데,
 아무리 미각에 둔감한 나라도 빵만 먹기엔 지겨워서 드레싱으로 살짝 위장해서 위에 넣어줬다.

나중에 가게 앞에서 구경을 했더니, 홈리스처럼 보이는 분들께서 저 깨빵을 자주 이용해주시더라.




아테네 호스텔. 한방에서 생활했던 슬로베니아 친구들. 이들이 미코노스가 아닌 칼림노스(Kalymnos)에 가자고 졸라댔다.
알고보니 이 친구들은 류블랴나에서 유명한 암벽등반 클랜의 선수들. 맨 왼쪽 친구는 국가대표출신이란다.
이번에는 대회가 아니라 친구들끼리 재미로 가는거라고. 갑자기 혹해서 계획을 바꾸려는 찰나,
이들이 보여준 칼림노스의 등반코스에 질려버렸다. 초보자라도 자기들이 로프를 걸어주면 괜찮다고 했지만
무시무시한 절벽 사진들에 깔끔하게 미련을 접었다. 


아테네 중심가에서 멀지 않으면서 저렴한 숙소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발견한 곳이 이곳.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컴퓨터도 사용가능하고, 침대시트도 깨끗했다. 짐도 맡아주고, 친절했다.
리셉션을 맡은 놈이 손님없을때마다 야동을 보고 있는게 좀 수상했는데.
어쨋든 저렴했으니.

그런데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들어온 어느날 밤. 갑자기 요란한 경찰 사이렌이 울려댔다.
뭔가 싶어 창밖을 내대 봤더니 아주 간소한 투피스의 가죽옷을 입은 거리의 언니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들은 도와달라며 내방 문을 두드렸다.

창밖을 다시 내다보니 몇몇은 도망가다가 경찰에 잡혀가고 심지어 물리적 진압도 이어졌다.
부끄럽게도 나는 문을 열어주지 못했다.
솔직히 무서웠다. 나중에는 문밖에서 나를 욕하는게 느껴졌다. 이들도 곧 경찰에 연행되었다.

직업여성이 아닌 일반인이었으면 내가 도움을 주었을까.
어쨋든 나는 아직 멀었다.

다음날 아침 호스텔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았다. 밤새 부서지고 망가진 물건과 간판들이 보인다.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자 차이나 타운이고, 흑인과 중국인들만 보인다. 여기가 아테네의 할렘이고나.
여기서 놀다간 아무래도 큰일 나겠다 싶어서 다른 곳으로 호스텔을 옮겼다.
싼 건 다 이유가 있다.

아테네[Athens] Under Construction

그리스 신화를 즐겁게 읽었다면 모를까..
혹시 그렇더라도 엄천난 숫자의 관광객들 사이에 낀다면
아테네의 고대 유물은 수천년된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다.

도시 어디에서도 보이는 아크로폴리스는 뭔가 사람들을 감시하는 느낌이다.
저 위 언덕에 사는 신들이 아랫세상 인간들 구경하는 맛으로 살았다는 건 
만화를 많이 본 영향일지도. 근데 그 신들이 인간에게 해주는게 뭔데 이리 열심히 신전을 짓고 봉사하나!

운도 없다. 가는 곳마다 공사판이다.
이집트처럼 시멘트 발라서 복구 공사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관광객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공사중인 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 통합 입장권. 너무 순진했던 탓일까.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하지만 아크로폴리스의 여러 명소들은 일요일에 무료.
토요일에 아테네에 도착한 난 왜 몰랐던게냐.  
























도시 곳곳에 녹지와 유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2000년이 지났던 3000년이 지났던, 개가 오줌싸는 기둥일뿐.









마쓰시와 함께 다녔었다. 밥을 대충 때우고 싶었던 나와는 달리 이왕 온거 맛있는거 먹자는 주장을 자꾸 펼쳐 곤란했다.
그래도 아테네 4일 동안 한 방에서 재미나게 지내고 후에 불가리아에서도 다시 만나게 되는 정이 있던 녀석.   




사실 저 멀리 구름에 가려 안보이는 산이 멋있었는데.









저 기둥을 밀면 넘어질까.
그럴일 없는게 만지려고 하면 바로 제지당한다.




아크로폴리스 올라오는 계단을 막아선 거대관광객집단.




파르테논 건너편의 교회들.









소크라테스가 놀았다던 아고라.









아고라 근처의 헤파이토스 신전. 상태가 가장 양호하다. Hephaestus? 철자가 맞는지 모르겠다. 
대장장이? 불? 그런걸 관장했던 신. 아프로디테의 남편














물시계가 있던곳.




여기서 그 말많은변태 아저씨들이 말장난하며 지냈다고 한다.




1000년전 만들어졌다는 Church of the Holy Apostles









예전에 직지사에 갔을때 문고리 모양이 코끼리인 걸 보고 놀랐었는데, 여기도 흥미롭군.














왠 박물관. 건물이 멋지네.


































박물관 역시 공사중. 아크로폴리스 꼭대기의 박물관이 확장 이전하는듯 한데, 
둘중 하나는 열어서 보여줄건 보여줘야하는거 아닌가. 




고대 유물 위에 올라 앚은 박물관. 박물관 바닥을 통해서 다보인다. 신기함.









아직은 전시 준비중. 지금은 개장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름 친절한 척하려고 박물관이 지어지게 된 계기나 앞으로의 계획 등을 정리한 DVD를 보여준다.
혹시라도 아크로폴리스 유물에 대한 정보가 있을까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쓴웃음을 남겨준다.




Handrian`s Arch.




이곳은 올림피아 제우스 신전의 잔재. 두~둥 소리가 들릴듯한 위엄을 갖췄다. 멀리 아크로폴리스도 보인다.




과도한 포샵.














여기서 목욕을 어떻게 했을까나.




근데 올림픽이 시작된 로마 경기장. 딱히 할 수 있는 건 달리기 정도.




경기장 건너편의 인상적인 동상. 아크로바틱한 자세가 호감형.












아테네에는 무지하게 많은 유적과 박물관이 있다.
공짜 박물관도 수두룩하다. 미술관도 여기저기.
심지어 아크로폴리스도 돈 안내고 올라가는 샛길이 있다.

문제는 이 돌덩어리의 역사와 의미를 알지 못하면 그냥 바위 무더기일뿐이라는것.
그리고 솔직한 내 감상으로는 공부하고 가더라도 대부분 무식한 바위덩어리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 파르테논을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은
저 꼭대기에서 기름지게 살던 것들이 지금도 여전하고,
저 바위 깎고 나르느라 채찍질 당했을 수많은 일반인들도 여전하구나.

미코노스[Mykonos] White island

중동 벗어난김에 호강좀 해보자고 나선 그리스 섬 구경.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다들 산토리니에 가길래
 나까지 갈필요 없겠다 싶어 추천 받은곳이 미코노스.
그리스 최악의 물가를 자랑하는 섬.
지극히 비수기임에도 인터넷까페 사용요금은 30분에 3유로.
말도안되는가격에 놀라고,
그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즐기고 있는 철없는 틴에이져들이 많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산토리니가 신혼여행의 메카라면,
미코노스는 게이커플들의 명소.
관광객 중 일반인(성차별적 표현이긴하지만?)과 게이들의 비율은 거의 반반에 육박. 몸조심.

언제나 그렇지만 시작은 가슴이 설레인다. 허나 좀 있으면 멀미로 위가 설레인다. 





진정 부자들은 저런 배를 타고 논다.




미코노스 혹은 산토리니로 가는 길에는 몇몇 멋진 섬을 들른다.




안전교육하고 있는 선원.
아무도 신경안쓴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저 조그만 쇼파에 앉아서 5-6시간을 견뎌야 한다. 그나마 자리 비우면 뺏긴다.
바다 구경하러 갑판에 다녀오면 여지없이 자리가 없어진다.
낯선 남자와 한 테이블에 앉을 수도 없다. 미코노스로 가는 길이 아닌가.
바로 옆에 살짝보이는 1등석 손님들은 편한 의자에 앉아 티비시청중이다.  




첫인상은 거대한 정신병원 단지.




우측의 나무문이 내가 묵었던 민박집.





























가정집에 왜 교통표지판이 있는게냐.




온 동네 건물을 허옇게 칠해놨다. 또 나무난간은 주인장 취향에 맞는 색깔로 칠하고.




물론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아닌곳도.


































미코노스의 명물 펠리칸. 내 주머니속 지갑을 뒤지고 있다. 똑똑한녀석.




어쨋든 이런 풍경은 여기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니 즐겨보자.




동네 사람들이 휴가철이 오기전에 열심히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니는 바닥까지도 하얗게 칠한다. 더러워지면 또 칠하고. 정부에서도 적극독려한다고 한다.
페인트칠하면 세금내야되는 이집트에 있다와서인지 적응이 잘. 



















흰건물과 색색의 창외에 여기저기 다채로운 빛깔의 꽃나무들도 어우러져 있다. 




사진찍는다니까 포즈 취하는 꼬마. 조금 후에 엄마가 초콜릿 자국 닦고 다시 찍어달라고 했는데,
이게 더 예뻐보인다.



















밤이면 더 무서워지는 미코노스. 어디가 게이펍인지 구분하지 못해, 그냥 혼자 바닷가에 앉아 놀았다.
혼자있는 게 외롭다기보다 무섭다는 건 처음 느껴보는 감정.














마을 중앙에 해수욕장으로 가는 미니버스들이 선다.




누드비치로 유명한 파라다이스.









그러나 지금은 비수기라 사람이 없다.














바닷가에 앉아 맥주라도 한병 마시려고 했는데, 메뉴에 가격표가 없다.
부르는게 값이군. 그리고 난 동양인 관광객. 영어스킬 없음. 고로 바가지쓸 확률 95%.

숙소에서 싸온 물을 맛있게 마셨다. 









리틀 베네치아라는데, 어디가 그런건지.



















내가 묵었던 방. 침대가 3개. 미코노스에 저렴한 호스텔이 존재할리 없다. 어떻게해서든 흥정만이 살길.
배에서 내리자마자 여러 삐끼들이 접근해왔다.
그중 어떤 아저씨가 1박에 25유로를 불렀다. 25유로에 자느니 노숙을 하고만다고 한국말로 되받아치자,
알아듣고(?) 3일에 45유로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그쯤에서 대충 정리.

방을 보고서 왜 창문이 없냐 물었더니, 대신 침대가 3개니까
니가 여자 두명 꼬셔서 데려와도 된단다. 이런 젠장.
 놀림을 당해도 방법이 없다. 영어공부 열심히 하자. 
방이 난장판인건 화가나서인건 아니다.
















미코노스는 아름다운 섬임에 분명하다. 근데 그 천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후천적인 노력의 결합이
멋져 보이지 않았다. 끊임없이 페인트칠을 하는 아저씨들. 좁은 골목에서 마주치기 겁나는 분들.

역시 관광지하고 난 어울리지 않는듯. 하얀 건물은 정신병원으로 보이고, 돈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불쌍한처지가 된다.
심지어 동네 수퍼마켓마다도 가격이 다르다. 그중에 좀 정당한(?) 장사를 하는 가게를 찾았는데 찾기 어렵다.

아. 미코노스 골목을 돌아다니는 재미는 있었다. 길이 막힐듯하면서도 다 연결되고 막히는 이유는 단 하나
바다가 나왔을때다. 당황스러울리가 없다. 하얀집들 사이사이를 해매면 정신병원에서 막 도망나온 느낌. 
그래도 하나.
눈은 꺠끗하게 정화된다. 

델로스[Delos] Gods' Hometown

키클라데스의 중심축인 델로스는 무인도다.
신들이 태어난 곳이기 때문에 인간의 거주를 허락하지 않는건 아니더라만
신들의 아름다운 고향이 더렵혀지지 않으니 다행.

미코노스에서 통통배로 30분이면 델로스에 간다.   
바람은 시원하고 바닷물은 뛰어들고 싶을정도로 맑다.




델로스 중앙에 위치한 킨토스 산에 오르는 길. 산이라기 보다는 언덕. 









박물관 입구.




조그만 박물관에 수천년 전 유물들이 빽빽히 들어차있다.














심지어 전시하지 못해 창고에 박아둔 고대유물도 상당수.


































여기 무엇이 있었을까.














거친 잡초와 때깔좋은 야생화 사이사이의 저 오래된 기둥들은
단체관광객들이나 들르는 유적지를
 '만약 신들이 살았다면 여기에 살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아테네의 유적지를 돌아다닐때는 절대 가질수없는 생각.



















산 정상에서 바라본 섬의 모습. 저 멀리 미코노스도 보인다.









오래전, 큰 마을의 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














옛 극장 터.














트라이던트라면 포세이돈의 신전.



















클레오파트라도 신전이 있군.









관광객들이 많은유적터를 지나 섬 반대편으로 가다보면 풀내음이 나는 길이 나온다.









안을 들여다 보았지만 사람이 살던 흔적은 없다.









조금은 쓸쓸한 듯한 유적들.
나에게 그리스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델로스(혹은 딜로스)를 꼽겠다.
하지만 사람들은 산토리니로 가더라. 미디어의 영향력이란 참으로.









사람도 안사는 섬에 왠 교회.









이 문을 지나서면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세계로 연결될듯한...
과도하고 쓸데없는 상상력. 



















자꾸 몸에 달라붙던 특이하게 생긴 식물. 사람 잡아먹을 것 같진 않더라.














섬에 정박하기 위해 밧줄을 던지는 크루.


미코노스로 돌아가며 슬로베니아애들이 추천해준 칼림노스(Kalymnos)에도 가보고 싶어졌다.
그리스의 섬들이 다 이렇게 환상적이라면 터키 옆에 바싹붙은 속칭 '락클라이머의 천국'에도 흥미가 생겼다.
그들이 보여준 사진에서 그곳은 마치 외계 행성처럼 보였다.
하지만 역시 돈이 문제. 그리고 죽음의 배멀미.   

하여간
 신들의 고향에 방문했건만 다들 떠나고 살고 있지 않더라.

메테오라[Meteora] Near to Sky

커다란 암벽 위에 메테오라
그리스에서 흔히 볼 수있는 펑퍼짐한 언덕이 아니다.
평평한 땅에 난데없는 괴석들. 그 꼭대기의 수도원.
다른곳에서 볼 수 업는 풍경을 보는 건 꽤나 만족스럽다.
 
아테네에서 칼람바카로 오는 기차여행은 산뜻하다. 객실도 신식이고, 승무원도 친절한 편이다.
기차는 한 번 갈아타야 한다. 갈아타는 역은 Paleofarsalo 이었은 듯.
물론 아테네에서 칼람바카로 바로 오는 직통 열차도 있으나 조금 비싸고 시간맞추기가 어렵다.

마을의 북쪽엔 저런 기암괴석이 떡하니 서있다.
근데 그게 원래 그곳에 있었다기보다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었더니,
생전처음 보는 바위가 우리집 뒷산에 내려 앉은 느낌. 너무 편안한 잠을 이뤄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칼람바카는 관광객들이 묵어가는 조용한 마을이다.




칼람바카에서 메테오라로 가려면(걸어서) 카스트라키(Kastraki)를 거쳐야한다. 그 길 위.









이제 멀리 바위와 수도원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의 투어를 이용하면 버스를 타고 갈수도 있겠지만,
지도를 보니 넉넉하게 두시간이면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는 거리다. 도로정비도 잘되어있고.
이번엔 택시 아저씨들이 꼬셔댄다. 30유로면 자신들이 한바퀴 구경 다시켜준다고 한다.
싫다고 하니 싸게 해준다고.
이런. 사람 골라가며 장사해야지.
아랫마을에서 물한병 주머니에 넣고. 다시 걷는다.   









지금은 바위꼭대기 수도원에 올라가는 길이 있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도르래? 곤돌라? 를 이용해 식량 등을 조달했다고 한다. 




성 니콜라스 아나파프사 수도원.














절벽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건물.









암벽등반을 즐기는 이들. 실제로 저 바위들 높이가 300-500m될 정도로 높다.
























멀리서 본 대메테오라 수도원




오래전 사용했을 것 같은 사다리.




수도원이다. 짧은 치마나 나시 위에 저런 스카프를 둘러야 입장가능하다. 









성 루사노 수도원에서. 사진찍어달라고 하면 항상 엉뚱하게 찍어줬는데 이번엔 괜찮게 나온듯. 이름모를 할머니 작품. 볕이 뜨거워 모자는 필수였다.














성 루사노 수도원.









발람 수도원. 멋지다.




대메티오라 수도원은 규모가 꽤나 컸다. 올라가는 길에 있는 헌금함(?).









수도원 내부에는 이런 유골을 모아둔 장소도 있다.
한번 속세를 벗어났기때문에 뼈조차 내보지 않는건가?
아님 곧 다시 신이 재림해 뼈가 인간으로 바뀔줄 알고 보관했을까?  




예전에 쓰던 집기들을 그대로 보관해뒀다.




수도원 꼭대기에는 수십마리에 고양이도 더부살이 하고 있더라.




카스트라키 마을 모습.




수백년 된 벽화들도 있었지만 이런 재미나고 현실적인 그림에 마음이 간다.
투르크의 무슬림에 시달리고, 나치에게 협박당하고, 무엇보다 그들 기독교도 자체에게 실망했을 그들. 



















어딘가 섬뜩해보이는 종파의 순례행렬.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만천으로 가렸다. 사진찍기도 무서워서 옆모습만 담았다.
























그후로 한참을 산길을 따라가면 트리니티 수도원과 성 스테파토스 수도원 사이에 칼람바카가 살짝 보이는 곳이 나온다.




성 트리니티 수도원.




원래 여행 정보는 잘 안남기는 편인데,
성 트리니티 수도원에 가려면 큰길에서 약간 내려가야 하는데 그 중간에 칼람바카 마을 어귀로 연결되는 지름길이 있다.
니콜라스 수도원부터 시계방향으로 수도원을 차근차근 돌았다면 마지막에는 이길을 통해 마을로 빨리 복귀 가능하다. 




그리고 그 산꼭대기에서 만난 거북이다. 바위 산꼭대기에 왜 거북이가 살고 있는건지.
아무리 둘러봐도 연못아니 호수는 없는데. 게다가 그 크기는 50cm 가량.

나는 왜 산에가서 거북이를 만난걸까. 




성 스테파노스 수도원.




칼람바카 역.




내가 본 모든 그리스 기차의 옆면에는 낙서가 되있었다. 국가차원에서 장려하는건가.
차창으로 메테오라의 돌산들이 비췬다. 




데살로니키로 가기 위해 열차를 갈아타는 중.
아쉽게도 데살로니키 사진도 외장하드에 들어있지 않다.
어느 이름모를 호스텔 c:에 복사해두고 카피하는 걸 잊었으리라.  







그리스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지 못했다. 정교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속세를 떠나 그곳에 들어가야했던 이유를 상상해볼 뿐이다.
세속과 분리되는 삶이 무조건 옳다 할수는 없겠지만,
하나는 확실할것 같다. 오직 절대자의 도움에만 의지하겠다는
신념.
이땅 위, 국가나 인간의 힘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의 믿음을 지키려했던 그들을 되돌아보며
누군가 기록한 역사책의 내용대로, 은둔, 수도원주의자, 신비주의자라고 치부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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