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7.17 소피아[Sofia] Hostel Mostel 2
  2. 2009.07.16 벨리코투르노보[Veliko Tarnovo] Ideal 1
  3. 2009.07.15 릴라[Rila] Cool Monastery 1

소피아[Sofia] Hostel Mostel

그리스 데살로니키에서 소피아로 넘어오는 길은 험난했다.
 키스의 공연을 보러 불가리아 국경을 넘는다는스 열혈 그리스청년들과 헤어진 게 실수였다.
'키스를 10유로도 안되는 가격에 본다니. 나이가 환갑이 다 되서 싸게먹히는건 아니겠고,
불가리아 물가가 상당히 저렴한가보군' 여기까진 괜찮은 생각.
근데 데살로니키 가는 기차안에서 이들은 핸드메이드(?) 담배를 권했다.
안봐도 뻔한 시츄에이션.
초면에 이런걸 권하는 걸 봐서 좀있으면 정신 잃겠다 싶어 그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 야간 기차를 탔다. 

근데 이번엔 집시들과 한칸(6명좌석 중 4명이 집시)에 타게 되버렸다. 돈이 어디있어서 기차를 탔을까나. 
탑승과 동시에 카메라와 지갑은 가방깊숙히 집어넣고 가방을 끌어 안았고, 내 옆의 호주여자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러곤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덜덜 떨었다.
나중에 그녀가 불침번(?)을 서듯 번갈아가며 자자고 해서 다행이었다.

국경에선 자꾸 나보고 북조선에서 왔냐고 물었고, 아니라고 하니까 이상하게 여겼다. 불가리아는 북한과 왕래가 잦은듯.
기차가 어느순간 멈추더니 거꾸로 간다. 어라. 잘못되는거 아닌가 혼란상황.
그러다 어느역에 들러선 객차를 다 떼어버리고 기관차와 내가 탄 객차 두개만 달리기 시작한다.
촌스럽게 납치되는건 아닌가 생각도 해보지만 집시들은 태연하다. 냄새만 풍길뿐.
이 든든함은 뭐지.  

그렇게 몇시간을 달려서 새벽이 되니 기차에서 내리란다.
그러곤 버스로 갈아태워서 소피아역으로 보낸다.
아마도 한량 짜리 허름한 기차는 소피아역에서 안받아주나보다. 아님 원래 기찻길이 없는데 있다고 속인건가. 

그렇게 겨우겨우 새벽에 도착한 소피아 역은 썰렁하게 크기만하고,
아무도 영어는 못하고, 택시기사들은 하나같이 사기꾼외모. 




메인 스트릿.














사진이 실물보다 작게 나왔는데, 한끼로 충분한 피자 한조각이 0.5유로 정도로 싸다. 
바게뜨 with  샐러드 소스를 탈출하는가 했는데 




이런 곳에 와버렸다. 호스텔 모스텔(Hostel Mostel). 예루살렘에서 만났던 형주가 알려주고, 다시 만나기로 한 거기.
쵝오라는 말밖에는.




숙박비 10유로. 5일이상 머무르면 더 할인. 아침엔 토스트를 저녁엔 스파게티와 맥주를  제공한다.
단순히 살기위해 먹는 나같은 존재에겐 만점짜리 식단. 점심이야 재끼거나 물 한병 먹으면 그만.




피시부터 당구대 디비디까지 없는게 없는 시스템.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 여행객들이 많이 들른다.  티비를 한국이 점령했다.
아쉽게도 축구중계를 안해줘서 유로2008은 Pub에 가서 봐야했다.




한의사 성준형이 이렇게 몸 풀어주는 체조도 시켜주고 침도 놔줬다.




내 두배는 될거 같은 큰 배낭을 지고 다니시던 중년 부부. 한국에서 나름 잘사시는 축에 속하시는 거 같은데
은퇴후 쉽지 않은 모험에 도전 하셨다. 나이는 우리 부모님 또래다.
맨날 영어만 듣다가 한국말, 특히 아줌마 특유의 수다를 들으니 참.




호스텔 알바와 함께. 호스텔 모스텔의 단점을 찾자면,
 호스텔 안에서만 놀고 싶게 만들어 여행계획에 차질을 빚는다는 정도.




왼쪽부터 성주 현미 익모 소연 형주. 아! 익모는 뉴질랜드 사람이고, 형주는 일년이 지난 지금도 여행중이다.




한국사람과 만나면 생기는 또다른 단점.한국식 정서 속에서 거절을 못한다는 거다. 꼭가봐야하는 유명한 집도 아니고,
단순히 맛있는걸 먹어야겠다는 누군가의 의견에 따라 제대로된 레스토랑을 가고야 말았다.
그래도 일주일정도 밥값안들였으니 참아야 하는건가.









건물위의 재미있는 조형물. 베토벤의 합창인듯. 결혼식때 많이 부르는 찬송가.














시장방문. 유럽에서는 아마 가장 저렴할 듯.
식사대용으로 그 비싼(한국에서만?) 체리를 사서 먹어도 몇천원이면 뒤집어 쓴다. 





























사진기를 들이대자 포즈를 취해주시는 아주머니.




이 아주머니는 배추를 내미는 포즈에 썩소를 잡아주심.




북조선에서나 볼것같은 인민영웅들의 동상.




소피아 대학의 정문.




대학 내부의 풍경. 한국과 비슷하다. 온갖 상업 광고에 동아리 구인모집등.
눈길을 끌었던 벽보는 구원파의 성경공부 모임. 얘네들은 여기까지와서 까불고 있다.  




대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방송국이 달린 큰 센터 같은곳의 홀. 여러가지 전시회와 갤러리가 있다. 당연히 무료.














이 여자 매력적인데.



















소피아에서 가장 유명한 교회? 성당? 아무려면 어떤가. 6세기에 건축되었다고 한다.




동네구경 중 세컨핸드 벼룩시장을 만나다. 재미난 물건들이 많다




라이카 카피 모델들이 많다.




한국동전도 보인다.












































익모가 그려준 내 얼굴. 내가 저렇게 생겼군.


소피아도 벨리코 타르노보도 밤에는 조금 서늘하다.
카지노나 나이트 주변에는 정장입은 스킨헤드들이
지키고 있고, 골목골목마다 이런 업소들이 있다.
한 번은 걷다가 덩치 큰 스킨헤드와 부딛혔는데, 길거리 한복판에서 뒤돌아 같이 노려보며 잠시 서있었던 적도 있다.
물론 내가 스텝을 밟았더니 도망갔다. 세계속 재키찬 무비의 위력이란! 

벨리코투르노보[Veliko Tarnovo] Ideal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법한 동유럽의 시골마을.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한다는 점까지 완벽하게 좋았던 불가리아 관광1번지.
고대국가의 수도이고, 지금은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도시라는데, 그런건 모르겠고.


'고즈넉하다'라는 한국말이 한국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곳. 




마을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기차역. 주변엔 산과 강밖에 없다. 역사가 제법 신식건물이다.
삐끼들이 상냥하다(?) 삐끼는 물론 매표소 직원도 영어가 안된다. 환상적!
소피아에서 오려면 이름모를 기차역에서 갈아타야 하고,
철창이 쳐져 있는, 갑자기 30년은 후져진 듯한 객차에서 몸을 덜컹거리고 있다보면
아름다운 시골풍경이 나오고,  조그만 산 아래 터널을 뚫고 나오면 바로 이곳에 이른다. 




소피아 기차역에서 해매고 있었다. 정말이지 알수 없는 열차안내표. 걔네 영어랑 내영어는 도무지 만나지 못하고.
무거운 짐을 낑낑대며 들고 올라가는 아줌마를 발견.
어차피 기차도 못찾는데 짐이나 들어주기로. 
그러자, 방금 전까지 얼음처럼 냉랭했던 불가리아인의 기상은 어디가고
십년만에 만난 고향총각보듯이 날 보듬어줌. 게다가 영어도 수준급. 
그녀의 이름은 빼빠(Pepay).

벨리코타르노보 라고 발음했더니 투르노보 라고 교정해주고,
자신이 가는 방향이 비슷하니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사과도 건네고 물도 주고,
자리도 맡아줬다. 내가 구입한 표는 자리가 애매했고, 사실 불가리아 기차에 지정석따위 찾기 힘들다는데.

그녀는 모로코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며 고국에 돈을 보내며 살았으며(어디서 많이 들어본 시나리오)
그러다 혼기를 놓쳐 결혼을 못했고 주말을 맞아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중이란다.
불가리아에 일자리가 없어 젊은 사람들을 해외로 팔아먹는 정부 욕부터 시작한 그녀의 수다는 4시간 동안
멈추지 않았다. 에어컨은 커녕 창문도 열리지 않는 기차에서 땀과 그녀의 침에 질려 죽을뻔.
다시 보고 싶은 빼빠. 이메일을 잘못적어줘서 연락이 안 된다.
맞다. 같은 칸에 탔던 왠 아저씨가 듣보잡 동양인(본인)에게 자리를 빼앗으려 하자
 현란한 욕을 구사해 아저씨를 도망가게 만든 감사한 기억도. 














내가 묵었던 민박. 3층에 널려있는 보이는 내 빨래.
몇주동안 박아둔 빨래감을 꺼낼 여유를 찾았다.




마을의 전경.
























마을 한 가운데 공원에서 민속춤 페스티벌이 벌어지고 있었다.
티비에서나 보던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하니 신기.
뻔뻔하게 예쁜 아가씨들에게 말도 걸어보지만,
내 영어가 이상한지 못알아 듣더라.












































공연은 거의 하루종일 계속되었고, 동네 잔치나 학예회 처럼 공연이 끝난뒤 맛있는거 먹으러 식당으로 가더라는.




벨리코투르노보 성. 햇볕이 따가웠지만 성을 둘러싼 녹음과 중세 냄새는 백팩커의 종아리 힘을 더해준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듯한 뒷길로 가니 강아지들이 있었다. 엄마개가 좀 난폭해보여서 적당히 보고 피신.



















성 뒷편의 조그만 숲.




지붕이 무너진 건물은 뭘까. 물어볼데가 없다.



















성모승천교회던가. 하여튼 요상한 이름의 교회에 방명록이 있길래.
교회 내부의 벽화는 좀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멋지다.(아 이런 부끄러운 표현밖에 없단말인가)
컬트적이랄까. 














성벽아래 우스꽝스러운 갑옷을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다. 돈내라고 해서 멀찌감치서 찍음.




표지판이 재미나다. 아이는 어른과 함께 뛰어라.









어릴적 우리동네에서 본 거 같은 오래된 집들.




론니플래닛 사진 따라해보기.




색깔칠해진 저건물들 의미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메모를 습관화하자.




박물관 내부. 무료이고, 은근히 신기하고 오래된 물건이 많다.




중앙공원 탑의 동상에 펩시를 꽂다. 뭔가 예술스럽다.




불가리아에서 특히 많이 본 벽보인데, 장례식인지, 모임광고인지, 구인인지, 혹은 셋다거나.














마을에서 기차역으로 가는 길은 멋진 가로수길.
물론 조금 더가면 인도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땡볕 찻길도 걸어야. 




돌아오는 기차는 창문이 열렸다. 신나서 창밖구경하다보니 금새 소피아로.
조그만 산을 넘을때마다 햇볕이 나거나 빗방울이 내리거나 하는데
즐거웠고 시원했다. 창밖의 풍경들 역시 말로 설명할수 없다. 5시간 가까이 기차를 탔지만 잠시도 잠들 수 없었다.




달리는 기차위에서 한 바위산을 찍었는데 왠 별표 박힌 건물이다. 군사기지인듯.
공산주의 색깔남아 있나. 흰별은 뭔지.

초라한 행색의 아시안 가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이집트에서처럼 기분나쁜 그것은 아니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설명해주고 도와주려는 눈빛? 아무튼 이런 거에 감동했고,

벨리코타르노보에서 머무른 시간만큼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의 시간도 상쾌했다.
에어컨의 찬바람보다는 창문밖에서 들어오는 뜨끈한 쌩바람이 좋다. 

릴라[Rila] Cool Monastery

릴라 수도원. 
계획은 소피아 시내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체르니브르흐 산에 하이킹을 가려는 거였다.
호스텔 알바가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도 있다는 말에 급실망.
그러다 이왕 가는 거 릴라 산맥을 횡단하자는 데까지 구상했다. 그러나 적어도 1박 2일은 걸리는 산행에
함께할 파트너를 찾지 못했고, 겨우 한명(마쓰시) 꼬신게 릴라산맥 중턱에 있는 수도원 데이트립.
 그리스에서 만났던 마쓰시 이녀석은 아버지가 한국사람이라면서 한국말을 못한다.
할줄아는 말은 오직 '맥주' ,'맥주 가져와'다.     

어쨋거나 릴라 산으로 가는길은 윈도우xp 배경화면보다도 아름답고 상쾌하다.




소피아는 더워 반팔을 입고 다니는데, 산꼭대기에는 만년설이. 수도원은 봄에도 좀 추운편.









입구의 사슴뿔. 어떤 의미인지는 물어볼 걸 그랬다.




마쓰시는 비디오카메라 일반카메라는 힘들단다. 날 저렇게 찍어놨다.(포토샵해서 이정도)









Fuck Armenia. 수도원까지 와서 저런말을 해야 할까 싶다.
어쨋든 터키 지배시절 불가리아 교회의 전통을 유지하며, 수많은 수도사들이 숨어들었던 곳이 여기다.














수도원 천장과 내벽에는 흥미로운 그림들이 많이 있다. 성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유심히 보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듯.  




이런 직설적인 그림이라니.














지옥이란 꽤나 우울한곳인듯.














뭔가 예를 갖추고 스텝을 밟던 수도사. 정교회 예식에 대한 개념이 전혀없어서 그냥 구경만 할뿐.
역시나 영어를 잘 못하시던.









마쓰시 이녀석 개들에게 인기가 좋다.









어디가 천장이고 어디가 바닥인지.









수도원 뒷편 수도사들 숙소인듯한 곳을 지나면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 한 곳에 들어가서 먹은 생선 요리. 아마도 은어. 마쓰시와 수도원서 만난 일본여자애들과 함께 들어온 식당.
얼핏 보기에 가격이 비싸지 않다 싶었는데. 왠걸. 생선은 고기처럼 1마리당 가격이 아니라 그램 단위로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
일주일치 식량비가 단숨에 사라지는 순간. 
그래도 고기는 수도원 바로 옆을 세차게 흐르는 계곡에서 잡은 것이라고 함. 
잠깐 내려갔었는데 물 정말 찼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거 맞나




불가리아에 왔는데 요구르트를 먹어야지. 꿀을 발라먹는 불가리아식 요구르트.









불가리아와 안녕을 고하려고 바리바리 짐을 싼 성준이형.




기차역 표지판을. 다행인지 읽을 수 있는 건 베오그라드 뿐.
저것만 타면 되는데, 근데.
승강장이 5.3이다. 어라. 해리포터가 생각났다.
다행히 벨리코타르노보 가는 길에 해맨 기억이 있어 찾긴 찾았다.
5번 승강장도 아니고 3번도 아닌 그렇다고 5.3도 아닌 사람을 당황시키는 전광판. 

불가리아는 춥고, 덥고, 밤엔 좀 으슥했지만,
동유럽스러운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베오그라드부터는 리얼 발칸. 유고.
흥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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