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코 [Visoko] Explosive Explorer

몬테네그로 국경을 넘으며 들른 휴게소에서 한 보스니안이 말했다.
그 : "너 이집트에서 왔다고 했지? 피라미드 봤겠네?"
나 : "어. 그거 졸라 멋져"(여행와서 들인 못된 영어 습관. 크래이지 남발)
그  : "우리나라에도 피라미드 있어. 여기 피라미드가 훨신크고 오래된거래."
나 : "웃기시네"(론니플래닛 등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 : "진짜야!! 거짓말이면 알라가 나 가만 안둔다!"
나 : "(알라가 너 신경쓸 틈이 어딨냐만... 쪼끔 흥미로워지기 시작). 속는 셈치고 함 가볼께. 가는 방법 좀 알려줘"


그래서 오게 된 이곳 비소코. 언덕이름은 비소시카(Visocica)던가?
세미르 오스마나기치라는 탐험가 겸 고고학자(인디아나존스네;;;)가 발견했다는데, 발굴을 몇년해도 크게 이슈화시키진 못한 듯 하다.
사실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한다. 중국과 몽골에도 수십개가 발견됐고. 남미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뭐 그럴수도 있잖은가. 그 옛날 일을 일일이 어찌아나.
괜히 거기에 민족주의따위 얼토당토않은 의미 집어넣는 사람들만 없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근데 이번 여행 중 가장 큰 비가 내렸다.




동네는 매우 작다. 아래 사진의 길가에 군청이나 경찰서 같은곳이 몰려 있고, 대부분은 시골 집들이다.


오래되고 특이하게 생긴 모스크. 보스니아 어디를 가든 볼 수 있는 그 것. 묘지.





그냥 쌓여있는 돌더미. 이 산에는 고대엔 피라미드가, 중세시대엔 꽤 유명한 성(Kraljevski grad Visoki)이 있었다. 그 성의 흔적들.


내가 올라간 곳은 태양의 피라미드라 불리우는 곳. 건너편에 보이는 이 곳이 달의 피라미드. 피라미드는 알다시피 3개가 한 쌍이다.
물론 여기도 옆에 하나 더 있다. 그럴싸하다.


길이 좁고 비는 내리고 이 길에서 조금 더 올라가 성 구경만 하고 내려옴. 어라 사진은 왜 없는건가 ;;;








비소코 방문 컨셉은 여행이라기보다는 탐험에 가까웠다. 그러나 장대비와 약간의 두려움은 모험심을 버리게 만들었다.

                                            보스니아서 전쟁 잔해물 폭발…2명 사망·3명 부상
                                            뉴시스 세계 | 2008.05.19 (월) 오후 11:27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보스니아 라디오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사라예보에서 북동쪽으로 30여㎞ 떨어진
                                    비소코 마을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사고 당시 인부는 내전 당시 설치한 폭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였던 것으로...

DMZ에서도 비오는 날이면 심심치 않게 비에 떠내려온 지뢰들이 터지곤 한다. 불과 며칠 전에 사고가 터졌다.
발굴현장에는 결국 못갔다. 비가와서 그런지 동네에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물어봐도 잘 모른다고 하고. 영어도 잘 안 통했고. 그런다고 택시를 타진 않는다. 곧죽어도 백팩커니까.

그냥 혼자서 2-3시간 가량 산길을 해메다가 내려왔다. 더 깊숙히 들어갈 자신은 없더라.

괜찮다 난 안죽었다.
 비소코 피라밋에 대한 더 많은 정보들은 구글링을 하면 쉽게 만날 수 있다.
비소코의 웹사이트도 있다(http://www.visoko.co.ba/fotokorner.php?go=piramida)

아.. 이 외진 곳에서도 중국식료품가게를 스쳤다. 뭐하는 놈들인지.